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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아지는 사료만 먹어서 풀을 뜯어 먹지도 못한다
    2013/06/12 18:4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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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그늘 밑에서 동네주민이
     

    ▲ 금수리 윗마을 전경. 간성읍 상리에서 금수리로 넘어오면 바로 윗마을이 나온다


    송아지는 사료만 먹어서 풀을 뜯어 먹지도 못한다


    나무그늘 밑에서 동네주민이

    마을 탐방, 금수리를 찾아서‧‧‧


    마을이 보건소에서 고성산까지 길에 늘어져 윗마을을 김장골, 중간 마을을 뭇골, 아랫마을을 잿마 을로 불리는 간성읍 금수리를 지난 11일 오후에 찾았다. 더운 날씨를 시샘하듯 하늘엔 먹구름이 잔득 끼어 있다.


    갈대가 어린아이 키만큼 자라 물이 흐르는 흔적조차 찾기 힘든 하천을 따라 올라가면 너 댓 가구가 모여 사는 아랫마을이 나온다. 하천 옆으론 모내기를 한지 한참이나 지났는지 통통하게 살찐 어린 벼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시멘트로 포장된 길에는 이따금씩 지나는 차량들이 보이고, 대나무로 둘러싸인 나지막한 산 옆으론 중간마을로 들어가는 샛길이 있다. 샛길을 따라 오르자 낮은 언덕배기 에 고추밭이 있다. 그 밭에서 김희철(66‧가명)씨가 고추모종에 끈을 덧대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작업하는 그의 손이 한 눈에 느낄 정도로 어설퍼 보인다.


    김희철씨는 18년 전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 큰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기 위해 차를 몰고 나왔다 비에 미끄러져 머리를 크게 다치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 순간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많이 다쳐 3년 동안 식물인간으로 지냈다. 숱한 재활을 거쳐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손발을 자유자재로 쓰지 못한다. 발음도 새고, 시내버스도 부인 도움 없이 혼자선 타지 못한다. 그래서 의자에 앉아서 가는 직행버스를 더 선호한다. 18년 전에 일어난 사고로 그는 아내한테 많은 빚을 지고 있다. 치료비로 많은 농지를 처분 했고, 모아둔 현금도 거의 탕진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그의 부인은 지금도 일을 다닌다. “미안해서 부인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할 정도다”며 부인에 대한 미안함을 애절하게 표현했다.


    김희철씨는 고추와 벼농사를 짓고 있지만 부인 도움 없인 아무것도 못한다. 교통사고 후, 그는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외로움과 적막감을 많이 느꼈다. 그는 외로움을 잊으려고 불편한 몸을 이끌고 고추 고랑을 기어 다니면서까지 농사를 지어 팔과 무릎은 성할 날이 없었다.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양반 ”이라고 사람 좋은 표정을 지으며 허허 웃는다. 김씨는 고추농사에 대해, “고추농사가 탄  저병만 없으면 100주에 고추 120근은 거뜬한데‧‧‧”탄저병을 걱정하는 눈치다. 1500평의 벼농사도 짓고 있지만 인건비, 기계사용료 등을 주고나면 남는 게 거의 없다. 그도 몸이 불편해 논물 정도 보는 게 고작이다.


    그는 건강과 관련해 “힘들다. 힘들다”를 연발하고는 “긴병에 효자 없다. 그렇게 자주 오던 친구들도 이젠 발길을 뚝 끊었다”며 “외로울 때가 많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켜야 한다“ 고 건강의 중요함에 대해 조언했다.

    ▲ 금수리 중간마을 고추밭에서 고추를 솎아주고 있는 김희철(가명)씨


    그와 한참을 얘기하고 있는데 자전거 한대가 지나가다 말고 멈춰 섰다. 안의봉(68) 금수리 이장이 다. 2년째 이장을 맡고 있는 그는 “금수리는 지역이 넓어 시간 날 때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동네 일을 보고 있다”며 오늘도 윗마을에서 일을 보고 내려오는 중이라고 했다. 마침 앞집에서 일행을 본 아낙이 커피 먹으러 오라고 손짓을 한다.


    그렇게 셋은 나무그늘로 자리를 옮겨 동네 돌아가는 보따리를 풀어 났다. 50대의 아낙은 한창  물이 올라있는 뽕나무를 보고는 저걸(뽕잎)로 칼국수 해 먹으면 맛있는데 라며 입맛을 다신다. 옆에서 얘기를 듣고 있던 김희철씨도 “암만 맛있고 말고, 근데 저거(뽕잎) 독해서 많이 먹으면 큰일 난다. 뽕잎은 조금만 넣어야 된다“고 힘주어 말하자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이어 안 이장이 “개울에 갈대가 우거져 걱정이다. 곧 장마철인데‧‧‧말을 흐리자 ”개울에다 소를 풀어 놓으면 금방 해결되는데 뭔 걱정이야“ 라고 희철씨가 말을 거든다. 이에 안 이장은 웃으며 요즘 송아지는 사료만 먹어서 풀을 뜯어 먹지도 못한다”고 말하자 다들 한바탕 웃는다.


    아낙도 한마디 거들고 나선다. “올해는 과실나무 꽃필 때 눈이 내려 꽃눈이 다 얼어 죽었다”며 과일 흉년이 들 것 같다“고 말하고는 먼발치에 있던 화분을 들고 온다. 어천리에서 캤다는 1년생 산삼이다. 신기한 듯 다들 한참 들여다본다. 그리고는 이구동성으로 ”왜 벌써 캤냐?“라는 눈치다. 아낙은 애써 눈길을 피하며 화분만 멀뚱멀뚱 쳐다본다.(중략)


    금수리 입구엔 돌로 만든 마을 표지석이 있다. 그런데 마을 표지석에 글귀를 지운 흔적이 보인다. 이에 대해 안 이장은 “품바마을을 지워버렸다”고 했다. 예전에 동네에서 재미삼아 한 품바타령 때문에 금수리엔 거지만 살았냐는 오명 때문이다. 동네 사람들도 같은 생각이고 전통과 역사에도 없는 품바를 계속해서 할 수 없지 않느냐고 오히려 반문한다.

    ▲ 아낙이 들고온 화분에 1년생 산삼 세뿌리가 심어져 있다.
    ▲ 뽕잎 칼국수 얘기 도중, 안 이장이 열매를 보기 위해 뽕나무 앞에 서있다.


    <윗마을과 동네 유래>


    중간마을에서 200미터 정도 올라가면 윗마을이 나온다. 윗마을은 수십 채의 가옥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다. 금수리를 대표하는 함씨와 이씨들이 주로 거주하는 집성촌이다. 윗마을에는 특이하게도 콩나물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마을 끝자락에 있는 ‘청정 짐장골 콩나물 공장 ’이다. 농촌여성일감 갖기 위한 시설로 보인다. 그런데 공장 문은 잠겨 있고, 밖은 쓰다 남은 각종 폐자재가 널브러져 있다 “가동을 멈춘지 10여년도 넘은 것 같다”고 동네 아낙이 전해 준다.


    금수리엔 그 흔한 상수도도 없다. 고성산 수타사(옛 절터)부근에서 솟아나는 샘물을 지하수로 연결해 집집마다 사용하고 있다. 한 여름 고추밭에 물을 줄 정도로 물량이 많다. 대신 사용료로 1년에 6천원을 내야 한다. 안 이장은 상수도와 관련해 “샘물이 말라 물이 나오지 않을 때를 대비해 마을 회관까지 상수도 원선이 들어와 있다. 지금은 동네 사람들이 요금 때문에 상수도를 사용하지 않지만 앞으론 상수도를 사용해야 될 것 같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고성산까지 길게 이어진 금수리는 공기도 좋고 도로가 잘 발달돼 전원주택지로 인기가 높다. 윗마을에서 고성산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대여섯 채의 전원주택이 몰려 있고, 공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80가구 160여명이 살고 있으며, 일제 강점기엔 한 일본인이 금수리(金水里)에 금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와 2년 간 금광을 찾았지만 금을 찾지 못해 많은 재산을 잃었다고 한다. 또한 고성산 중턱에는 암벽에서 물이 솟아나는 냉장터가 있다. 물이 나오는 입구가 여성의 생식기와 비슷하게 생겨 그 물을 마시면 애가 생긴다는 속설이 있어 많은 여성들이 냉장터를 찾았다고 한다.

    ▲ 금수리 윗마을 중턱에 있는 짐장골 청정 콩나물 공장. 공장 앞엔 폐건자재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 이동균 기자 033gagu@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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