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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이가 너무 안 나왔다”
    2013/10/18 17:1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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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탐방 열다섯 번 째 마을, 어천2리
    ▲ 어천2리. 왼쪽으로 정자와 버스대기소가 있고, 오른쪽엔 마을회관과 여러채의 집들이 모여있다.


    “송이가 너무 안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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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대골 송이산을 지키는 노인회 부회장

    마을탐방 열다섯 번 째 마을, 어천2리

     

    “매어주게 매어주게 이 논배미 매어주게. 이 논배미 얼진매고 저 논배미 넘어가세. 이 논배미 매어주면 중치생선 해다줌세. 지는구나 지는구나 점심참이 지는구나~”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는 미나리 민요로, 어천2리 농민들이 논 김매기 할 때 많이 불렀다고 한다.

     

    수도작(벼농사)과 밭농사, 송이채취를 주업으로 하는 어천2리를 지난 17일 오후에 찾았다. 7번 국도에서 어천길을 따라 약 5분정도 들어가면 수확이 끝난 논에 탈곡을 마친 벼들이 수북하게 쌓여있고, 논두렁 가장자리는 알이 찰 때를 기다리는 누런 콩이 차지하고 있다. 고양이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며 논두렁길을 걸어가는 모습에 시골의 한적한 풍경이 그려진다.

     

    마을 쪽으로 곧게 뻗은 길을 따라 더 들어가면 어천교가 나온다.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다리 난간은 속살을 보이고, 그 다리를 건너면 마을 구멍가게인 교동상회가 있다. 그 옆에서 홀로 승객을 기다리는 버스대기소가 한가하게 보인다. 앞마당에서 고추와 팥을 말리고 있는 농가 서너 채를 지나면 길 중간에 장승처럼 버티고 서있는 소나무가 나타난다. 차들이 지나갈 수 있게 소나무 양옆으로 길이 따로 나있다. 아마도 노송(老松)를 보호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 도로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소나무. 양 옆으론 차들이 통행할 수 있게 길을 따로 내놓았다

    마을에 들어서자 포클레인 굉음이 귀를 스친다. 어천리는 소처리분구(하수관거)공사를 1년 째 하고 있는 중이다. 작업 인부 서너 명이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는 현장을 지나 사방으로 흩어져 있는 마을 구석구석을 누볐다.

     

    때마침 마을회관 앞에서 마실 나온 전선천(82)노인회 부회장을 만났다. 지난 9월 별세한 황종국 고성군수와 먼 집안이 된다는 전 씨는 황 군수의 죽음을 애통해 했다. “그 양반이 키는 작달막하지만 마음은 바다와 같았다”며 “그립다”고 했다.

     

    25기로 헌병학교를 졸업한 전 씨는 경기도 양평에서 거주하다가 고향이 그리워 50년 전에 낙향했다. 그는 주로 벼농사와 송이버섯을 채취해 생계를 이어왔다. 어천리 마을 건너편 대대골은 송이로 유명하다. 한참 때는 마을에서 2억원의 소출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탓에 평소 수확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는 “송이가 너무 안 나왔다”며 담배연기를 깊게 들이마신다.

     

    전 씨와의 대화중에 유치원, 학원 버스 등을 타고 온 아이들이 마중 나온 할머니 손을 잡고 총총걸음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마을 이야기 거리를 찾아>

    어천2리 김용복 리장을 찾아 나섰다. 마을길을 열어주는 다리를 건너 산자락 밑에 있는 그의 집으로 향했다. 움푹 파인 웅덩이와 칡넝쿨로 길게 이어진 길을 따라 한참을 간 끝에 연꽃과 송사리로 가득한 연못이 보이고, 그 너머로 넓은 터에 둥그렇게 자리 잡은 현대식 건물이 나타났다. 어디서 인기척을 들었는지 개 두 마리가 나란히 서서 목청이 터져나가도록 짖는다.

     

    그런데 아무리 불러도 인기척이 없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다시 마을로 돌아왔다.

     

    마을 중간쯤. 흙은 잔뜩 실은 덤프트럭이 동네 어귀에 들어선다. 그때 옆을 지나던 한 아주머니가 차를 피해 잠시 길 옆으로 비켜서면서 넋두리를 했다. “이 눔의 공사는 언제 끝나는 건지, 원...” 오랜 공사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 아주머니는 돌로 예쁘게 장식한 집을 손가락으로 가르치며 “저 집은 공사 때문에 집에 금이 다 갔다”며 공사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 집을 찾았으나 주인은 출타중이라 만날 수 없었다.

     

    집을 둘러보니 벽면에 1~8까지 검정 사인펜으로 쓰인 숫자가 중간 중간에 표시돼 있다. 확인해 보니 가로 약5M의 벽에 길게 금이 가있고, 세로로는 두 세군데 실금이 나 있었다. 그리고 크렉(Crack)을 확인하는 장치인 CRACK-MONITOR가 8군데나 붙어 있었다. 하수관거 공사 도중 민원이 생겨 공사업체에서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 어천리에서는 1년째 하수관거 공사가 이어지고 있다

    ▲ 주택 벽면에 공사업체에서 검정색 싸인펜을 이용,'7개, 7, 2013,9.23' 일자가 표시돼 있고, CRECK을 확인하는 장치가 부착돼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추가 취재를 통해 다음 기사에서 밝힐 예정이다.

     

    <송장산이 있는 마을>

    마을 입구에 섬처럼 따로 떨어져 있는 산. 죽은 사람의 누워있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송장산으로 불린다. 그 후엔 봉황산으로 불리고 있으며, 마을 골을 대대골, 온정골, 광대골 등으로 통칭하고 있다. 지금은 30세대, 6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노인 인구가 80%를 차지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 이동균 기자 033gagu@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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