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귀농에 대한 이해
   60년대 중반 이후 국제정치경제의 흐름과 경제개발 5개년계획 진행에 따라 우리 사회가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전환되는 과정에서부터 90년대 후반 IMF로 촉발된 경제위기 전까지는 移村向都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IMF환란 이후 자본을 밑천으로 성장한 산업사회의 겉모습이랄 수 있는 화려한 도회지적 삶& 도시민들의 삶을 덮고 있던 거품들이 돈 놓고 돈 먹는 세계 불량자본들이 일으킨 각국의 환란과 미국의 리만브라더스사태, 유로존의 경제위기 등의 강풍으로 하나 둘 걷혀나가자 중산서민층들의 삶은 점점 피폐해지면서 경제적 난관에 봉착한 사람들과 그동안의 삶에 대한 반성과 자각을 한 사람들이 귀농에 대한 생각과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20세기가 이촌향도의 시대였다면, 그러한 시대적 상황들이 21세기에 들어서면서 移都向村의 전환점에 이르렀다 할 수 있고 아니러니 하게도 이촌향도의 주역들이 이제 40-50여년 만에 이도향촌의 주역이 되었다는 점이다. 금융자본의 허상이 드러나고 유가폭등과 세계 곡물가 폭등은 이제 그동안 천대받았던 농림수산 등 1차산업이 소중하고 각광받는 시대의 물꼬가 터진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촉발된 귀농에 대해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해하고 선택하고 실행해 나아가야 할까?

   귀농이란 글자그대로 해석하면 농업으로의 직업변경이나 삶의 자리를 농촌으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귀농에 대한 이러한 이해는 매우 협소하소 표면적인 것이기에 귀농을 풀어가는 방식도 구태의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단지 이젠 농촌도 잘 살 수 있다거나 맘편히 살고 싶단 바램으로의 귀농이라면 귀농에 대한 오해나 환상일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어떤 직업이나 삶의 방식이 겉으로 보기엔 쉬워도 실상 그 직업에, 그런 삶의 방식에 들어가 보면 어느것 하나 어렵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농업으로 돈을 번다는 것이, 농촌의 삶이 대인관계에서 부터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귀농에 대한 이해와 목적이 바로 돼야 그에 걸맞는 귀농의 꿈을 펼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귀농은 삶의 패러다임, 가치관, 생활방식 등 모든 것의 180도 전환을 의미한다. 자연과의 상생, 지역주민들과의 상생, 빠르고 편리한 삶에서 느리고 불편한 삶으로의 전환, 많고/크고/화려한 삶에서, 적고/작고/소박한 삶으로의 전환, 맛있고 짜릿한 자극적인 삶에서, 담백하고 밋밋한 정서순화적인 삶으로의 전환, 머리를 써서 어떻게 하면 편하고 빨리 돈을 벌 수 있고 진급을 할 수 있느냐의 삶에서, 온몸으로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면서 적은 수입을 가지고도 행복하게 잘 살려는 삶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와같은 마음자세로 귀농에 임할 때 땅을 사랑하게 되어 화학비료와 농약 등을 사용치 않음으로 해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땅을 생명의 순환계가 올바로 작동하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해 벌어들인 적지만 귀한 수입으로 불평불만 없이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게 되어 전세계에 만연하고 있는 자유와 시장이란 가면을 쓴 불량자본들의 횡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2. 귀농전망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1세기는 농림수산업의 관점에서 볼 때 그동안 홀대받았던 1차산업이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미래산업으로 부상할 것이고, 정치사회적인 관점에서 수도권집중으로 약 40-50여년간 눈부신 성장을 이루기도 했지만 이젠 그 집중화가 오히려 국가의 성장에 장애가 된다는 생각들이 설득력을 얻어 지방분권화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볼 때, 이도향촌의 시대가 될 것이다.
 
또한 건강과 휴양의 관점에서도 도시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은퇴한 분들이 농산어촌에서 여생을 마감코자 하는 욕구가 어느 때 보다도 강하다. 그러므로 도시생활에서 어떤 난관에 봉착했든, 화려하고 편안한 도시생활이 더 이상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란 반성과 자각을 했든 도시생활에서 뭔가 불편함을 느끼며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는 사람은 귀농촌의 흐름에 망설이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귀농촌대열에 합류할 때라고 생각한다.

   국가에서도 앞으론 식량안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기에 1차산업을 더욱 공고히 해나아가야 하고, 인구분산과 국가의 균형발전을 통해 국민들의 삶을 양적 / 질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려 하고자 귀농(산/어)촌에 대한 지원을 제도적인 차원과 경제적인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다.

   자연이 건강해야 그 속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이 건강하듯, 1차산업이 건강해야 그를 토대로 한 2-3차산업도 건강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허약한 자연 속에서 생명체들의 삶도 허약하듯, 허약한 1차산업을 토대로 2-3차산업이 물구나무서기를 한 모습처럼 위태롭고 허약하다. 요즘 정부에선 지구자원의 한계와 전 세계적인 인구팽창을 고려치 않은 편향된 시각에서 多産을 장려하고 있는데 그 많은 자녀들에게 미래가 어두운 허약한 자연, 허약한 사회를 물려줄 수 없지 않은가?

   우리의 후손들에게 지속가능한 미래자산으로 건강한 1차산업을 물려줘야 함은 현재의 우리들의 과제이자 의무이다. 그러한 막중한 과제를 풀어가고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농산어촌의 삶에 남은 여생을 헌신(?)해 봄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