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처리시설 안에 무농약 재배를 확인하기 위한 잔류농약검사센터가 있다

▲ 전처리시설은 물건을 손질하고 포장하고, 계량하고 가격표 등을 부칠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직매장 안은 화려한 장식으로 수놓은 대형마트와 달리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끌었다. 매장도 크지 않고 상품을 진열하는 판매대도 작다. 농민들의 수입은 얼마나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임 대표는 이에 대해 “로컬푸드 직매장이 생기기 전에는 농사를 지어도 판로가 없어 겨울에 주로 집에서만 지내던 어른들이 요새는 돈 버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며 “보통 한 달에 150~200만원, 많게는 400~500만원까지 버는 농가도 수두룩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직매장은 1달에 평균 7억정도의 매출이 나온다”고 귀뜸해줬다. 임 대표는 또 “어른들은 건강도 좋아지고, 귀여운 손자에게는 용돈까지 줄 수 있게 돼 1석2조의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농민들은 직매장의 납품을 통해 새로운 소득을 창출하고 있었다.

직매장을 둘러보던 한 일행이 가격에 대해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나”고 물었다. 이에 대해 임 대표는 “농민들이 스스로 정한다”고 했고 “그렇게 되면 시장에 혼란이 오거나 물건 값이 비쌀 것 같다”는 일행들의 기웃거림에 대해 그는 “매일 가락동 경매시장의 농산물 시세표를 보고 농민들이 가격을 정해 바코드를 찍는다. 이렇게 결정된 농식품 가격은 일반 마트에 비해 최대 15~35%까지 저렴하다. 친환경 농산물에 가격도 저렴하다는 입소문을 타고 완주뿐 아니고 인근에 있는 전주시민들까지 로컬푸드 직매장을 찾아 하루 매출이 7천만원까지 나온 적도 있다” 이 때문에 “완주에 비해 인구가 9배나 많은 전주의 재래시장이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다”며 전주에서 은근히 경계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직매장은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었다. 완주군이 전주를 둘러싸고 있는 지리적 장점에다 완주나들목에서 고작 1Km 떨어진 지점에 있어 도시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편하다.

농민들이 직매장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한다. 입점 신청을 하면 친환경 농사 유무, 인품, 신용 등을 지역주민과 담당공무원에게까지 확인한다. 이어 친환경농법, 가격조정, 상품교육, 매장관리 등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고 농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교육까지 이수해야 직매장 입점이 가능하다. 임 대표는 “농민들은 (직매장에 서로 들어오기 위해) 교육을 받으려고 줄을 설 정도다”라고 완주의 교육 열풍에 대해 강조했다. 완주군은 공무원이 마을을 담당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주민들과의 소통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 한 농민이 차에서 물건을 내려 직매장으로 옮기고 있다

▲ 직매장에서 딸기와 토마토 등을 진열하고 있는 농민들

이렇게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입점한 농민들의 속마음이 궁금해 두부와 떡을 진열하고 있는 농민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지금 만족하세요? “매출이 잘 된게로(나오니까) 그러지요(좋지요) 주민들도 다 좋아한다”며 바쁜 손을 놀린다. 그 옆에서 떡을 나르는 농민은 “아이 참‧‧‧.” 괜한 말을 한다는 듯 쳐다본다. 직매장에서 물건을 나르고 진열하는 농민들은 대부분 6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의 어른들로 보였다.

농식품은 직매장이 오픈 하는 아침 8시, 그리고 오전, 오후 세 번에 걸쳐 진열할 수 있다. 물건이 빠진 것을 어떻게 일일이 확인하나요? 임 대표는 스마트폰을 꺼내 보이고는 손가락으로 직매장의 진열대 위를 가리킨다. 진열대 위에는 배송에서 판매까지의 상황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CCTV(폐회로텔레비전)와 연결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과 연동돼  농민들은 농사일 하면서도 스마트폰을 보고  물건이 빠지면 수시로 채워 넣는다.

▲ 직매장의 천정에 달려 있는 CCTV, 이 시설이 스마트폰과 연동돼 있어 농민들은 집에서 농사 일을 하다가도 스마트폰을 켜면  물건이 빠진 것을 알 수 있어 수시로 채워 넣는다

용진농협 직매장은 주말이면 차를 주차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붐빈다. 이런 직매장이 농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완주군에서는 유동인구가 많은 구이면에 직매장과 레스토랑, 체험도 겸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갖춘 새로운 형태의 로컬푸드 직매장을 구상하고 있다. 군은 또 현재 3개인 직매장을 6개까지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