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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화도에서의 2박3일
    2012/10/03 17:4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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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젊어 보이시는데...
     

    강화도에서의 2박3일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젊어 보이시는데...

    네, 전 고등학생인데요. 아! 그래요


    시민기자 교육이 열렸다.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대표가 직접 가르친다. 28명의 교육생들이 참가한 강화도 오마이스쿨에 교육생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2박3일간의 일정이지만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짝꿍 인터뷰, 법륜스님의 새로운 100년, 기사쓰기 등의 교육이 아침 7시30분에 시작해서 늦은 11시 까지 빽빽한 일정으로 채워져 있다. 증권회사 직원, 블로거(관광공사), 교사, 언론고시생 등 다양한 계층에서 교육에 참여했다. 그중에 유독 눈에 띄는 친구가 있다. 아주 어려 보인다. 그는 경북 경산에서 올라온 모고등학교 1학년 박군(17)이다. 직업참여 교육 프로그램으로 참여하게 됐지만 시사인도 자주 보고 ‘나 꼼수’의 열혈 팬이다. <시사인>의 주진우 기자 같은 사회부 기자가 되는 게 꿈이라고 한다. 박 군은 “기자의 길이 어려울 것 같은데 참아낼 수 있어요”라고 자신감으로 넘쳐있다.


    지난 7월16일 오후 2시30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에 사람들이 모여 들기 시작했다. 하나, 둘‧‧‧ 스물여섯명이 모였다. 출석을 시작으로 이름표와 교재가 나눠지고 교육이 시작된다. 첫 강의는 “나는 왜 글을 쓰는 가?”다. 오 대표가 이렇게 물었다. “나(교육생)는 이 일(글 쓰는 것)을 잘할 수 있나, 나는 이 일을 좋아하는가, 내가 하는 이 일이 사회적 의미가 있는 일인가?” 갑자기 머리가 띵해진다. 대답이 선뜻 나오지 않아 속으로 되뇌어 본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잘 모르겠고, 사회적 의미는 충분히 있다. 충분히‧‧‧ 라고 마음속으로 정리할 무렵 스르륵하고 문이 열린다. 늦게 도착한 두 명의 교육생이 머리를 극적이며 “저, 차가 막혀서‧‧‧”말도 다 잇지 못하고 머리가 땅에 닿을 듯 연신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면서 자리를 찾는다.

    ▲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비지니스타워. 이건물 18층에 오마이뉴스가 있다.


    오 대표가 미디어의 변화에 대해 간략하게 첨부했다. 그는 동아일보 해직기자들이 만든 <말>지에서 12년을 근무했다. 자비를 들여 자원한 <말>지 워싱턴특파원을 거치면서 미디어의 변화에 대해 눈을 뜨게 됐고 결국 ‘모든 시민은 기자다’를 가치로 내세운 ‘오마이뉴스’를 창간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연애편지가 글쓰기의 시작이었다고 기억을 더듬었고, 대학 때는 대자보 그리고  말지-특파원(말지의 워싱턴특파원)-오마이뉴스 창간(모든 시민은 기자다)-나는 꼼수다-이털남(이슈를 털어주는 남자)-총선 버스(경합 지역의 후보들을 찾아다니며 버스 안에서 생중계했던) -북 콘서트(노무현의 마지막 인터뷰, 법륜 스님의 새로운 100년)의 형태로 미디어가 급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가 출현할 것이라고 예언했고 책을 집필하고 싶다는 자신의 계획을 말하기도 했다.


    이어진 교육은 세상에 분노하다 보니 기자가 된 '헨리 조지(Henry George)'삶에 관한 것이다. 그는극도의 사치와 빈곤이 공존하는 것을 보고 29세 때 진보와 빈곤을 규명하는 공부와 취재를 시작해 11년 후인 40세에 <진보와 빈곤>이라는 경제학서를 만들어 내고 벅찬 감동에 울었다. 11년간의 끈기와 인내가 후에 최고의 베스트셀러를 만든 것이다. 그는 토지소유(토지사유제도)를 절도로 보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으며 취재에서 집필, 탈고까지 자비로 해결했다. 경제학서이지만 보통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쓴 읽기 쉬운 책이다.


    <최병성 목사와의 만남>

    그는 목사이자 시민기자, 환경운동가의 이력을 가지고 있다.

    “언론다운 언론이 없다. 요즘 언론은 기초적인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는다. 보도 자료만 보고 받아 쓴다.”며 언론이 처한 현실을 한 문장으로 일갈한다.

    ▲ 최병성목사와 필자가 나란히 사진 찍은 모습


    그는 시멘트 원재료 취재 경험을 설명했다. “여러분 시멘트는 무엇으로 만들어 지는지 아세요.” 다들 눈만 끔뻑 끔뻑한다. 그가 자료를 보여준다. 온갖 쓰레기와 폐타이어 등이 보인다. “이게 시멘트를 만드는 원재료”에요. “세상에 내가 사는 아파트도 저런 슬러지를 이용해 만들었다니‧‧‧”다들 충격에 빠진 모습들이다. 한 마디 덧붙인다. “일본에서 슬러지를 수입하는 국가 중에 대한민국이 1위라고 한다.” “오명의 1위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가슴에 먹먹함이 밀려온다. 이어서 “청계천에 황복이 돌아왔다”는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기사를 보여준다. 최 목사가 사실을 확인해보니 황복 치어 10만 마리를 방류하고 나서 겨우 6마리가 귀화한 내용을 과장해서 보도한 것이다. 수질이 좋아졌다는 사실을 홍보하기 위해 당시 서울시에서 낸 보도 자료다. 끝으로 그는 보도 자료를 검증하는 것이 기자의 몫이라며 큰 목소리로 말했다.


    <법륜스님의 새로운 100년>

    “100년을 내다보고 살아라.” 정토회, 평화재단 이사장을 겸하고 있는 법륜스님의 말이다.(교육생들은 하루 앞도 못 보는 게 인간인데‧‧‧라고 속엣 말을 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국가를 만들어보겠다는 세력은 적어도 자기희생의 각오와 도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멀리 보고, 뜻을 크게 품고 수행을 하라”라는 말로 정리해본다.


    계속해서 이어진다. 통일에 대한 계획을 1단계에서 3단계까지로 구분한 내용이다. 1단계는 북한이 필요한 경제적 지원을 통해 핵물질 생산과 핵 기술을 금지하고 나아가 핵 물질을 제3국으로까지 금지해야 하는 내용이다. 2단계는 북한의 안보상의 위협을 제거하고 휴전상태를 종전 선언으로 그리고 북미관계를 정상화하고 주한미군의 성격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북한을 개발 하게 되면 남‧북의 경제가 활기차게 충천하게 된다. 그 힘을 모아 한국과 일본이 경제공동체를 구성하여 중국의 동북산성, 러시아, 연해주를 연결한 환동해권 경제 블럭을 탄생시켜야 한다고 3단계를 설명했다.

    ▲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대표가 41기 교육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오 대표는 설명한다. 법륜 스님을 말을 빌려 통일을 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 동학혁명부터 시작된 민중의식이 변화된 과정과 독립운동, 분단 전후사 그리고 고대사 민족의 뿌리까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북한 주민의 현실, 북한 정부가 놓인 처지, 그들의 사고방식, 모순, 동북아세력의 변화 등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파했다.


    <기사쓰기>

    “당신은 어떤 기자가 되고 싶은가?” 마감시간을 보면 두 부류의 기자가 있다. “시간에 쫓기듯 줄담배 피우며 컴퓨터와 싸우고 있는 기자와 아무 일 없다는 듯 편안하게 보이는 기자가 있다.” 선택은 당신 몫이다. 오대표의 물음이다.


    오 대표의 설명이 이어진다. “늘 기획거리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이번 달 기사 쓰면서 다음달 취재계획 세워야 한다.” 또 “기자는 100미터 선수가 아니다, 처음이 중요한 게 아니다. 급하면 금방 지친다.” “늘 기획하고, 메모습관을 들이고, 항상 수첩을 지참하고‧‧‧.”

    ▲ 강화도에 있는 오마이스쿨에서 41기 교육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편집-기획 교육에 이어 현장 취재, 인터뷰 기사, 스트레이트기사쓰기 교육이 이어진다. 밤 11가 넘었다. 종이 울린다. 식당으로 모이란다. 막걸리와 두부, 김치 등이 보이고 과자도 있다. 강화도에 만든 막걸리가 눈길을 끈다. 기자 지망생들의 노래와 춤으로 시작된 막걸리 파티는 나이든 사람들의 차례까지 돌아오자 슬며시 일어나는 사람들도 보인다. 불그스름하게 물든 얼굴로 오 대표와 기자 지망생들의 대화에 빠져 든다.


    <마지막 날 아침>

    오늘은 기사를 작성해 교열(교정) 받는 날이다.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시간을 주며 “늦으면 점심도 없다”고 오 대표가 엄포를 놓는다. 2층에 있는 컴퓨터실로 올라갔다. 컴퓨터를 켜고는 한참 동안 생각에 잠긴다. 몇 년 전 다녀왔던 교육과정이 막 떠오른다. 기사작성 시간에 남보다 잘해보려고 제목과 부제목을 특이하게 뽑아서 기사를 작성한 적이 있다. 그런데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이 어려워 엉터리 기사를 써냈다. “강사가 내 기사를 읽는 순간 홍당무처럼 붉게 물들었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 강화도에 있는 오마이스쿨 전경


    기사를 쓰기 전에 “사실을 잘 파악할 수 있는 게 뭘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시계를 보니 30여분이 지났다. 컴퓨터실에는 교육생들의 타자치는 소리로 가득하다. 슬슬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하던 무렵 몇 개의 글자가 떠오른다. “고‧성‧금‧강‧신‧문 아! 그래 바로 이거야. 내가 이 내용에 대해서는 좀 알지.” 기사를 쓰고 고치고 하다보니 11시가 훌쩍 넘었다. 컴퓨터실에는 나와 몇 명만이 남아있다. 마지막 퇴고로 마무리하니 11시 40분. 마감 시간 20분전이다. 총총걸음으로 내려오니 교열을 받기 위해 길게 줄 선 교육생들의 모습이 보인다. “난 교열을 더 안 받을래”, “너무 많이 지적받아서 어떻게 고쳐야 될지 모르겠어.”, “초조하게 기다리던 한 교육생은 화장실을 계속해서 들락거린다.” “급하게 뛰어오다 넘어지는 교육생도 있다.” 표정들이 다 제각각이다. 한참을 기다린 후 내 차례가 왔다. 주뼛주뼛 들어가 앉았다. 오 대표가 기사를 읽는다. 나를 한번 쳐다보고 나서 또 읽는다. “기사 써 본적이 있나요” 그가 물었다. “아니요, 한 번도 써 본적이 없는 데요‧‧‧” 몇 가지를 더 묻고는 고생했다는 말로 마무리를 한다.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 기사작성이 되는 건데 사실을 파악하는 게 매우 어려운 일이다”라며 현장 취재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교열하는 일은 매우 어렵고 귀찮은 일이다. 오죽했으면 “내가 직접 쓰고 말지 교열은 못하겠다.”라는 말이 생겼겠는가. 강화도 유적지를 탐방하는 시간에도 교열은 계속됐다.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도 오 대표는 교육생들을 불러 세심하게 짚어주기까지 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 발로 뛰기 전에 가슴이 뛰어야 합니다.” 라는 말을 남기고 그는 교육생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감사합니다. 오연호 대표님!

    ▲ 오마이뉴스 41기 교육생들이 교육을 끝내고 단체사진을 찍었다.


    [ 이동균 기자 033gagu@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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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티즌 댓글
    홍명복 님ㅣ2012.11.04 10:58:24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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