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글은 성균관대학교 유교문화연구소 전통의 향기에 있는 글 퍼온것입니다.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는 모든 잣대가 '경제력'과 연관됩니다. 요즈음 '집안이 좋다'라는 의미는 부자라는 뜻도 되지요?. 그러나 경제력만 갖고 사람이 사는 것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사람답게 살아갈때 진정한 행복이 가족안에, 그리고 사회안에, 그리고 행복한 국가가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명구> 積善之家, 必有餘慶.
<해석> 선을 쌓은 집안은 반드시 넉넉한 경사가 있다.

<내용> 유학자나 선인들은 항상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마라’, ‘남을 배려하라’는 덕담을 입버릇처럼 말씀하시곤 했다. 근 3년 동안 우리에게는 일련의 여러 가지의 사건사고가 이어졌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나 자신에 대해 침잠하고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 본다. 한국철학을 전공한 필자는『논어』「리인」편의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과 『주역』「문언전」의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이라는 구절을 선호하고 묵상한다. 전자의 의미는 “덕은 외롭지 않으니 반드시 이웃이 있다”이고, 후자의 의미는 “선을 쌓은 집안은 반드시 넉넉한 경사가 있다”는 것이다. 즉 좋은 일을 많이 하여 선행을 쌓으면 자손까지 복을 누릴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덕행(德行)과 선행(善行)은 내가 사양하고 선택할 것을 모두 타인에게 베푸는 것이다. 이러한 덕행과 선행의 결과는 당장 나에게 돌아오지 않을 수 있으며, 대대로 나의 자손에게 복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덕을 베푼 자는 마음이 따스해질 것이다. 여기서 또한 ‘적선’이란 범주는 잘못 오역하게 되면 불우한 이웃에게 던져주는 선심 쓰기일 수 있다. 이것은 선행이나 기부가 자칫 생색내기 동정심으로 흐를 수 있음을 우리는 유념해야 할 것이다.

서양에서는 일찍이 불어로 “귀족은 의무를 지닌다.”는 ‘Noblesse oblige’를 의무화하고 기부문화로 정착하였다. 이러한 서양의 기부문화는 근대시민혁명을 통해서 실천된 근간의 역사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선행과 덕행의 실천은 공자부터 조선조 경주 최부자 집의 교훈처럼 수천 수백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두 가지 화두의 구절 중 후자의 출전인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은 『주역』「문언전」은 건괘(乾卦)와 곤괘(坤卦)에 대한 해석이다. 이것은 곤괘를 해설하는 인용문이다. “선을 쌓은 집안은 반드시 넉넉한 경사가 있고, 불선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넘치는 재앙이 있다.”(積善之家, 必有餘慶, 積不善之家, 必有餘殃)

 
한나라 유향(劉向)의 저서『설원(說苑)』「담총(談叢)」에는 “적악지가, 필유여앙”(積惡之家, 必有餘殃)으로 ‘불선’을 ‘악’으로 규정한다. 그래서 두 구절을 줄여서 ‘선유여경, 악유여앙’으로 말하기도 한다. 또한 여경(餘慶)과 여앙(餘殃)은 역설적인 반의어이다. 논자는 외람되지만 이 말을 ‘넉넉한 경사’와 ‘넘치는 재앙’으로 해석하였다. ‘선한 일을 하면 복을 받고 악한 일을 하면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의 황금률 역시 동일한 의미이다. 우리의 도덕률에는 항상 양심과 불안감이 교차하며 우리의 말과 행동을 조절 통제한다. 여기에 선을 쌓고(積) 악을 쌓는(積) 습관의 문제는 좋은 방향으로의 선과 나쁜 방향으로의 악이 쌓이고 쌓여서 결정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유학자들은 항상 긍정적이고 좋은 생각만 하고 행동하라는 이론과 실천의 지행합일(知行合一)을 제시하였다.

<출전> : 『周易』 「文言傳」
<집필자> : 유성선 /강원대 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