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포1리 어기범 이장, 그는 3년째 마을 일을 맡고 있다.

마을 주민들과 이어진 농촌마을사업 이야기

삼포1리는 새농어촌사업과 같이 농어촌종합개발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농어촌종합개발사업(동네 탐방, 네 번째 마을 야촌리 기사에 전해짐)은 삼포1리와 야촌리, 인정리 등 5개 마을이 공동으로 운영한다. 이 사업의 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마을 주민은 커뮤니티비지니스센터(센터)와 관련해 “행정의 규제가 너무 심해 일을 진행하기가 너무 힘들다. 사업 선정과정에 대해서는 엄밀하고 까다롭게 해야 되지만 선정된 이후에는 마을주민들이 참여해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창출할 수 있게 권한을 부여해 줬으면 좋겠다. 센터 운영에 들어가는 전기요금 기본료만 60만원이다. 이 요금을 납부하고 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수입이 창출돼야 되는데 온갖 규제로 문제를 풀기가 너무 어렵다”고 푸념한다. 옆에서 잠자코 말을 듣고 있던 다른 주민이 답답해하며 말을 거든다. 그는 “센터 건립시 건축비용의 20%(4억원)를 자부담으로 했으면 소유권을 5개마을에서 운영하는 삼봉권역미소드리영농조합으로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자부담 20%를 못내는 바람에 센터를 고성군에 기부체납하고 다시 동네에서 임대를 받는 상황이 초래됐다.”며 한숨을 짓는다. 이어진 대화에 어 이장은 “지금 다른 마을은 거의 포기상태(농어촌종합개발사업)라 힘에 부친다.”그렇지만 “센터의 입지조건이 그렇게 나쁘지 않기 때문에 기대는 걸고 있다”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나서 도시에서 귀촌했다는 한 주민이 행정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주민은 “농촌마을사업을 살펴보면 타‧시군에 비해 고성군은 사업비가 형편없이 적고 한 마을에 한 개의 사업밖에 할 수가 없게 되어 있다. 가까이에 있는 양구만 보더라도 사업비를 국‧도비의 비례에 관계없이 지원해 주고 있으며 잘 하는 마을에는 한 마을에 2~3개의 사업도 하고 있다.”고 타‧시군의 장점을 나열하고는 “논에다 수박, 참외 등의 원예작물을 재배할 수 있게 지원하는 정책도 개발했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쌀 전업농 총무를 7년이나 한 어 이장도 이어서 “철원 오대쌀은 없어서 못판다. 왜? 결국은 홍보의 차이다. 홍보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이 홍보는 쌀 전업농의 힘으로는 부족하다. 행정과 농협, 농민들이 힘을 합칠 때 비로소 가능하다. 특히 농협 쪽은 전혀 협조가 안 되고 있다.” 이어 “홍보가 어려우면 고성오대미를 과감하게 버려야한다. 아예 벼의 종자를 오대벼보다 1.5배 정도 수확량이 많은 조생종 벼로 바꿔야 한다”고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서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삼포1리(순포) 마을 유래와 동네 특성

삼포1리를 순포(荀浦)라고 불리기도 한다. 순포에 커다란 늪이 있었다. 그 주변에 풀이 무성해 풀이름 순(荀)자에 호수 포(浦)를 써 순포라고 불리다가 포월, 황포, 순포 등의 부락으로 분리됐다가 행정구역 분할시 삼포1리로 개칭됐다.

삼포1리는 들어가는 길이 세 갈래로 뻗어있다. 첫 번째 길은 삼포와 인정리, 오호리를 끼고 흐르는 하천 옆길을 따라 올라갈 수 있고, 두 번째는 삼포 군인 관사와 반야사(절)로 연결되는 옛길, 그리고 설악썬벨리로 들어가다 우측으로 빠지는 길이 있다. 이 마을 중간쯤에 샛길이 나온다. 그 샛길을 따라 조금만 더 들어가면 중요민속자료 제131호 지정된 어명기 전통가옥이 보인다.

1500년경에 건축된 이 가옥은 화재로 소실돼 1753년에 재건됐다. 어명기의 증조부 어용수가 1860년에 구입해 대대로 전해 내려왔고 지금은 후손인 어용선이 소유하고 있으며 실제 거주는 하지 않는다. 이 가옥은 정면 4칸, 측면 3칸 규모로  팔각지붕의 기와집 형태를 갖추고 있고,  높은 기단위에 둥근 기둥을 세운 ㅁ자 형태의 구조로 돼 있다. 본채 외에 디딜방앗간과 행랑채 등이 있고, 디딜방아는 마모 정도로 볼 때 25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1946년 북한의 토지개혁 때는 인민위원회 사무실로, 6‧25전쟁 때는 한국군 제1군단 사령부 병원으로 사용되기도 했다.(자료: 두산백과)

▲ 1500년 경에 지어졌고, 1753년에 재건된 어명기 가옥. 이 가옥은 북한의 토지개혁 때는 인민위원회 사무실로, 6.25 전쟁 때는 한국군 제1군단 사령부 병원으로 사용됐다.

메밀과 콩을 심어 늦가을이나 겨울에 메밀국수와 순두부, 두부 등을 만들어 동네잔치를 열 정도로 정이 깊은 삼포1리는 35세대, 113명이 살고 있다. 노인 인구가 80%에 이를 정도로 전형적인 시골마을로 축산업(한우 사육)과 벼‧밭농사가 주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