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준수 행정사

지난달 26일 최북단 향로봉과 건봉령에서 발원해 동해로 흐르는 고성군 북천 하구에서는 DMZ 60주년 ‘2013 봄, 연어의 꿈 잔치’가 성대하게 열렸다.

금년이 18회로 강원도민일보와 양양연어사업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고성군과 군의회가 후원하는 행사이다. 이는 단순한 어린연어 방류행사가 아니라 남북평화와 화해의 뜻을 담아 통일의 꿈을 키우고 실천하는 운동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어린 연어는 45일 정도 하천에 머물다가 북해도, 베링해와 북태평양까지 약 2만㎞의 거리에서 끊임없는 모험과 도전을 한 후 3∼4년 뒤 고향 하천에서 알을 낳고 암수가 생을 마감하는 불가사의 한 영물(靈物)이다.

매년 가을철에 돌아오는 연어들은 북천 하류에 2∼3중으로 쳐 놓은 그물에서 포획돼 양양지역으로 옮겨져 인공부화하고 있다.

필자는 올해부터라도 금의환향 하는 연어들을 맞는 ‘귀향 잔치’를 의미있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따라서 연어의 포획장소를 약 450m 위에 있는 합축교(合築橋)로 옮겨 관광객들에게 볼거리, 배울거리를 제공하면 방류로 끝났던 잔치의 마무리로 이어져 좋을 듯싶다.

통일염원이 서려있는 합축교는 일명 북천교(北川橋)로 남과 북이 함께 만든 역사적 현장이다.

폭 6m, 길이 214m, 높이 5m로 교각 17개중 9개는 북한군에 의해서 1948년도에 착공, 건설 도중 6·25전쟁으로 중단됐다.

나머지 8개는 국군공병부대에서 1960년도에 완공시켰는데 현재는 인도(人道)로 활용하고 있다.

간혹 그물을 탈출하여 합축교까지 올라온 연어들을 다리 위에서 볼 수 있는데 힘차게 거슬러 오르는 늠름한 자태와 살점이 떨어져 나간 상처 투성이인 모습은 경외스럽고 감동적이다.

이처럼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합축교에서 인간과 연어의 생애를 스토리텔링화 해 축제의 장을 마련한다면 색다른 관광명소가 되리라 생각한다.

5년째 이어지는 금강산관광 중단과 북한의 3차 핵실험 및 김정은의 제1전투근무태세 발령으로 남북관계가 초긴장 상태로 치닫고 있는 요즘 고성지역 주민들은 깊은 시름에 잠겨있다.

따라서 새롭게 출발한 박근혜 정부의 각별한 지원 대책이 요구된다.

어느 문학가의 “인생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한 치열한 여정이다”라는 말에 위안을 받으면서 귀향한지도 3년이 지났다.

올 가을 합축교에서 대도시 베이비부머들과 인생 후반의 삶을 성찰하고 평화통일을 논하고 싶다.

특히 고성지역에 거주하는 유명한 장편소설 ‘국화꽃 향기’, ‘연어’의 작가 김하인씨의 이야기와 가창력이 돋보이는 가수 강산에의 실향민 애환을 노래한 ‘라구요’, 그리고 활력을 불어넣는 ‘연어’를 들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