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간 어른들에게 식사 대접한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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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안경원 김봉선·안숙녀 부부

고성군 어르신, 매년 식사 대접

“지역에서 돈을 벌어 자식 농사지으며 먹고 살고 있으니 나머지는 지역에 환원하고 싶어 시작한 게 벌써 19년이나 되었네요.”

간성읍 하리에서 30년째 신원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봉선(57)·안숙녀(53)부부가 지난 11일 오전 금강농협 지하 식당에서 지역 어른에게 대접할 음식을 준비하면서 지나온 19년을 돌아봤다.

이날 12시  금강농협 지하 식당은 고성군노인회 어른들이 가득 차지하고 있었다. 따끈한 소고기국과 문어, 떡, 과일 등이 테이블에 정갈하게 놓여있었고, 정담을 나누며 식사를 하는 어른들 사이로 음식을 나르는 봉사자들의 발걸음은 새털처럼 가벼워 보인다.

초기에는 90여명의 어른들을 식당에서 대접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인원이 늘어났고, 이를 수용할 마땅한 식당이 없었다. 그래서 금강농협의 도움으로 농협 지하식당을 3년째 이용하고 있다. 이제는 300여명의 어른들이 매년 3월 고성군노인회 총회가 끝나면 찾아오고 있고, 음식을 준비하는 비용도 300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안 씨의 동네 선·후배들도 두 팔을 걷어 부치고 적극 돕고 있는 형국이다.

입구에서 어른들을 기다리는 안 씨는 행복에 겨운지 연실 웃으며 “젊었을 때 고아원에서 잠시 일한 적이 있었다. 그때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그게 안경원을 하게 되면서 시작하게 됐다”며 어른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게 된 동기를 부연해서 설명했다.

▲ 안숙녀 신원안경원 대표. 안 대표는 19년 간 지역 어른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 지난11일 금강농협 지하 식당에 고성군노인회 회원 300여명이 정겹게 식사를 하고 있다

안 씨는 봉사와 관련해 “앞으로는 자식들이 이었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얘기하며 봉사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식사를 마친 어른들이 나가면서 안 씨의 두 손을 꼭 잡고 “고맙네. 잘 먹었네”를 연발하며 감사의 말을 전하자 안 씨의 눈가가 살짝 젓는다.

안 씨를 도우러 온 몇몇 친구들은 “몇 년째 나와서 도와주고 있는데 아무 대가 없이 이런 일을 하는 게 놀랍고 부럽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