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권 상생 발전 주민포럼(공동위원장 이반‧조영두, 주민포럼)이 지난9월 창립해 시.군 통합과 관련해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고성 주민들은 이에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주민포럼은 취지문에서 “몇 차례 통합(속초‧고성‧양양)시도가 있었으나, 통합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통합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하는 연구단체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히며 “효율적인 통합 추진 실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통합을 전제로 하되, 실천 방안을 연구해서 득과 실을 따져 보자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단체는 이를 위해 ‘설악권 상생 방안 모색’을 위한 학술 및 연구활동, 출판물 발간, 여론조성, 주민운동 등을 전개하겠다는 근거를 취지문에서 재차 밝혔다.
<통합, 신중하게 결정해야>
고성군은 지난 2012년 속초 사회단체 주축으로 일방적으로 진행한 속초․고성․양양․인제 4개 시․군 통합과 관련해 큰 홍역을 치른바 있다. 2013년 6월을 통합 시점으로 명시한 ‘지방행정 체제에 관한 법률’이 단초가 됐다.
이 당시 통합기준안을 보면 인구 규모는 △특별시 자치구 27만6000명 이하 △광역시 자치구와 일반시 15만 명 이하 △군 3만3000명 이하, 면적규모는 △특별시 자치구 16.2km² 이하 △광역시 자치구 42.5km² 이하 △시군 62.46km² 이하이면 통합대상에 포함된다. 인구와 면적을 포함해 시군은 9개, 자치구는 4개의 통합기준안이 마련됐고, 통합 시․군의 경우 인센티브 내용도 포함됐다.
▲ 설악신문 사진. 지난9월 속초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전직 시 의원과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설악권 상생 발전 주민 포럼' 창립식이 열렸다. 이날 이반, 조영두 준비위원장이 공동위원장에 선출됐다.
이 때문에 전국 시․군 20~80여개의 자치단체가 통합대상에 포함됐고, 고성도 통합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하지만 속초 사회단체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통합은 결국 고성 주민들의 큰 반발을 불러왔다. 하물며 통합 여론조사 발표를 위해 고성을 방문했던 ‘지방행정 체제 개편 위원’들이 고성군청 입구에서 주민들에 의해 쫓겨날 정도로 감정이 격양 됐었고, 이후에도 이런 감정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오죽하면 통합이 무산된 뒤에도 속초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고성군은 일체 참석하지 않는 등 불만은 고조되기만 했다.
그런데 이번엔 접근방법이 다르다. 밑바닥에 통합을 깔고 있지만, 통합하면 득이 될지, 실이 될지 먼저 연구해보고 판단하자는 것이다. 일단 겉모습은 좋아 보인다.
방법도 썩 나빠 보이지 않는다.
주민포럼은 취지문에서 효율적인 통합 추진 실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학술 및 연 구활동을 제안하고 후에 여론조성, 주민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합은 100년 미래를 보고 설계해야 한다. 이 때문에 주민들의 의견 수렴은 물론 감정까지 읽어내야 한다. 교육에서부터 정치, 경제, 복지 등 수 많은 난제들이 난마처럼 얽혀 있어,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성은 세계유일의 분단 군으로 통일을 대비하고 북고성과의 교류도 추진해야 하는 커다란 숙제를 해결할 의무도 있다.
이런 환경을 무시한 채 섣불리 통합 운운하는 것은 ‘섶을 지고 불구멍 속으로 들어가는’ 화를 자초할 수도 있다.
고성주민 또한 지금 당장 어렵다고 통합에 쉽게 흔들리는 우(愚)를 범해서도 안 된다. 통합한다고 해도 당장 좋아질 것 같지도 않다. 왜냐하면 고성은 유리하고 속초는 불리한 통합이 이루어질 리도 만무하고 그런 통합을 굳이 왜 하려고 나서겠는가.
<고성군 성장동력 필요해>
2012년 모 국회의원 후보자자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고성주민 절반 정도가 통합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유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게 골자다. 또 시간이 지나도 해결될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통합이라도 하면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군과 의회는 통합을 반대하기에 앞서 이에 대한 답을 내놓고 주민을 설득해야 한다.
가령 군인아파트와 민간아파트를 신축해 군인들과 외지인, 속초에 나가 있는 공무원들이 들어올 수 있는 정주여건을 만들고, 또 외지에 있는 인력이나 기술, 자본, 연구․생산시설, 교육시설 등을 유치해 지역 활성화를 꾀하는 노력과 장기적으로는 타 지역에서 모방할 수 없는 사업 등을 발굴해 젊은이들의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쏟았으면 한다.
급한 것은 급한 대로, 중장기 계획은 그 계획대로 고성군민에게 실천 가능한 비전을 제시할 때, 고성군민은 희망을 가지고 미래에 대한 꿈도 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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