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이 지난해 12월 각종 행사의 의전을 대폭 축소하기로 한 ‘군 의전 혁신 추진계획’은 주민들뿐 아니라 단체에서도 환영 받을 만하다.
군은 과거 권위주의적 요소와 잘못된 관행으로 군민들이 불편해 온 행사 진행의 답습을 막기 위해 의전을 간소화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부터 행사시간 단축과 내빈소개 생략, 자율좌석제 운영, 초청인사 대폭 축소, 인사말 등을 최소화 하겠다고 밝히면서 민간단체에도 이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안내하고 홍보하겠다고 덧붙였다.
늦은 감은 있지만 박수 받을 만한 일이다. 행사 때마다 의례적으로 소개하는 내빈인사와 긴 인사말은 권위주의 대표적인 산물이었다. 참석자들의 피로감은 말 할 것도 없었다. 오죽했으면 짧은 축사를 한 인사가 오히려 더 큰 환호를 받았고, 높은 단상이 아닌 운동장에서 내빈으로 소개받은 인사가 더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참에 각종 단체에서도 이에 걸맞게 의전을 대폭 축소했으면 한다. 불필요한 행사를 없애는 것은 물론 격식도 과감하게 파괴해야 한다. 특히 행사 때마다 단골손님으로 초청해온 정치인들을 초청대상에서 제외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치인들도 이에 즉각 화답해야 한다. 우선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는 군과 각 읍‧면의 행사를 정한 뒤 이 행사만 참석하는 문화를 하루빨리 만들고, 남는 시간은 정책개발과 지역발전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양양군번영회와 사회단체가 군수와 의원들에게 보낸 건의서가 새삼 눈길을 끈다.
이들은 건의서에서 “각종 크고 작은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해 군민들을 보살피는 생활군정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역동적인 대외활동을 강화해 신규투자를 이끌어 내야 한다”며 “번영회를 비롯한 사회단체는 가급적 행사 참여를 줄여 피로도를 낮추는 대신 군정발전에 행정력을 총동원하기를 바란다”고 군수에게 건의했고, 의원들을 향해선 “군민들의 표심을 의식한 일회적 행사성 의정활동을 가급적 자제하고 진정한 군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언론을 통해서 밝혔다.
깊은 속병을 앓아왔던 행사 의전을 행정에서 주도적으로 풀었다. 이제는 단체와 정치인들이 답을 내놓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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