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고성장례식장이 죽왕면 향목리에 문을 열었다. 한 달이 조금 넘었다. 시작이 그리 순탄하진 않았다.
죽왕면 향목리 285-2번지 일원에 장례식장 허가 절차가 진행중이라는 소식을 접한 향목리 주민들은 ‘장례식장건립반대투쟁위회’를 구성해 간성시내와 장례식장 입구에 반대 현수막을 내거는 등 강력 반발했다. 또 군청을 항의 방문하고, 군 고위 관계자와의 면담을 통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렇듯 강경했던 반대 기류가 향목리 일부 주민들이 고성장례식장이 아닌 다른 장례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비공개로 만난 사실이 드러나면서 급속도로 바뀌기 시작했고, 이에 위기감을 느낀 고성장례식장 측에서는 공사를 서둘러 문을 열 수밖에 없었다.
사실 군 에서도 인‧허가 절차에 아무런 하자가 없어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다만 민원으로 인한 업체와 주민간의 갈등을 풀기 위해 대화를 권고하면서 기다리던 중 이었다. 허가는 처리기한인 6월30일에 처리됐다.
<지역경제 생각한다면 고성장례식장 이용해야>
고성장례식장은 15억의 예산을 들여 분향소 옆에 휴식과 샤워까지 할 수 있는 휴게실과 접객실, 탕비실, 염습실 등을 갖춰 초현대식으로 꾸며졌다.
박권 대표는 장례지도사 자격증을 활용해 단순한 장례식장이 아닌 장의와 운송까지 연결한 장례 토탈서비스를 겸하고, 좋은 식자재를 사용해 최고의 음식으로 승부하겠다며 고급화 전략을 내세웠다. 또 중간 마진 없이 가격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일단은 박 대표의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걱정도 앞선다.
장례수요가 적은 고성에 장례식장이 들어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장례식장에 병원이 없는 한계도 극복해야 한다. 병원에서 사망한 고인의 시신을 장례식장으로 따로 모셔야 하는 상주들의 번거로움도 해결해야 한다.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런 어려움을 잘 극복한다면 업주뿐 아니라 고성 주민들에게도 경제적 도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속초에서 하던 조문을 고성에서 할 경우, 먼저 사회적 비용이 줄어든다. 시간과 노동력은 물론, 교통비와 차량유지비 등도 아낄 수 있다. 또 상주와 지역주민들이 속초에서 사용했던 화폐를 고성에서 사용하고, 특히 서울 등 외지에서 온 조문객의 화폐까지 더해지면 지역경제의 선순환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장례식장에서 사용하는 공산품과 식자재도 지역에서 구매한다고 하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낙수효과가 당장 나타나지는 않는다. 우선은 고성주민들이 고성장례식장을 이용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른바 윈(Win)윈(Win) 전략인 셈이다.
<사회지도층 솔선수범 해야>
그런데 장례식장이 문을 연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회지도층 인사가 속초에서 장례를 치렀다는 소리가 들린다. 그것도 사사로운 사익(私益)을 앞세웠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탓할 일은 아니다. 다만 그들의 사회적 신분은 명예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희생과 솔선수범을 더 요구받는다. 그래서 책임감도 더 무거운 법이다.
물론 일부에 국한된 일이지만 이래선 곤란하다. 지역경제가 어렵다고 불만만 표출할 게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감나무 밑에서 언제까지 감 떨어질 때만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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