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이 지난1월 정기인사에서 고성에 실거주하는 공무원에게는 승진혜택을, 비 거주 공무원에게는 패널티를 적용해 승진에서 제외시켰다. 이는 앞으로 고성에 거주하지 않으면 인사에서 단호히 배격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이 문제는 별세한 전 황종국 군수 때부터 나온 얘기로 말만 무성했지 실제 인사에 반영하진 못했다. 그 이유는 헌법에 명시된 거주제한의 자유를 들고 있지만 선출직이다 보니 표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하지만 윤승근 군수는 취임 6개월 만에 정기인사에 반영하는 뚝심을 보여 ‘원칙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관외거주 공무원 승진 누락에 따른 대책도 검토해야>
이번 인사를 두고 두 가지의 시각이 공존하는 것 같다. 하나는 공무원의 솔선수범을 요구한 것이고, 또 하나는 인구감소에 대한 고육지책과 상 경기 침체로 불만이 쌓인 주민들의 민의를 수렴한 것이다.
두 가지의 시각에 전적으로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 휑한 마음이 든다. 공무원들의 자발적인 선택이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그 이유다.
사실 관외거주 공무원 입장에서 보면 억울한 측면이 있다.
고성군의 교육시설과 수준, 주거문화 등이 인근도시에 비해 뒤처지다보니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이 때문에 관외에 거주하는 공무원이 많이 생겨난 탓도 있다.
문제는 인사 때만 되면 지역에 거주하는 공무원과 관외거주 공무원들 사이에 해묵은 갈등설이 불거지는데 있다.
지역에 거주하는 공무원 입장에선 못마땅하게 여길 구석도 있다. 그들이라고 인근도시에서 편하게 자식교육 시키고 싶지 않겠는가. 일부는 차를 이용해 통학하는 부모들도 있다. 자식 잘되게 바라는 부모마음은 인지상정이다. 다만 이 문제를 인사제도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고성군은 이참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처방을 내렸으면 좋겠다.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명문학교와 특성화 학교를 만들어 인근 도시로 빠져나가는 이탈현상을 우선 막고, 또한 거기에 걸맞은 장학제도와 우수교사 영입, 유명사설학원 강좌(방학), 인센티브 제공 등 다양한 지원책을 검토해야 한다. 공정함과 형평성이 제도의 기본이다.
<공무원 승진제도도 검토해야>
고성군은 지금이 관외거주공무원 승진 누락뿐 아니라 인사제도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은 1999년 공직사회에 경쟁을 유도할 목적으로 도입된 성과상여금제도를 개편해야 한다. 객관적인 평가기준은 있지만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아직도 직급이 높은 사람이 ‘S' 등급을 받는 게 관례처럼 되어있다.
모 자치단체는 이 성과상여금 산정 방식을 기존 100점이던 근무실적평가 점수를 50점으로 줄였다. 대신 업무에 임하는 열정과 그가 담당한 사업에 관계된 주민의 평가를 반영하는 다면평가 등에 30점, 예산 절감과 국비확보 금액, 일하는 조직문화 기여도 등을 평가하는 업무혁신평가에 20점을 배정하는 등 혁신적인 인사제도를 통해 군 단위에서는 드물게 5천억대 이상의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지자체 최초로 외부 전문기관인 한국자치행정학회에 의뢰해 군정평가를 받도록 했다.
기존 제도로는 공무원들의 역량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었지만 이 제도를 도입한 후 모두가 인정할 만한 성과로 평가할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조사에서 10점 만점에 9.11점을 받아 전국우수지자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바보군수의 희망이야기>
벤치마킹은 모방의 대상이 아니라 창의의 대상이다. 우리 실정에 맞게 고쳐 쓰는 지혜로 행복고성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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