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군과 광해군(1)

조선 500년사에서 폭정으로 인하여 왕위에서 물러난 군왕은 위 두사람이다.

무론 조선 2대왕인 정종은 아우 태종이 예우(?)차 대접을 한 뒤에 물러 났으며, 6대왕인 단종은 세조가 억지로 끌어내리고 왕위를 빼앗은 경우이다.

그래서인지 역사는 세조의 왕위찬탈을 “계유정란” 이라 칭하고, 연산군과 광해군의 경우는 “중종반정“, ”인조반정“이라고 부른다.

임진왜란을 풀이하면 “임진년에 일어난 왜구의 난” 이라 하듯 “계유년에 일어난 정치적 어지러움“이라 표현한 것 같다.

연산군의 경우 아버지는 조선 9대왕 성종이다.

성종의 어머니는 유명한 인수대비(소혜왕후)로서 청상 과부로 한 많은 세월을 살다가 며느리를 한명회의 딸로 맞이하여 사돈관계를 맺게 된다.

그리고 성종이 즉위하자 7년 동안 성종의 수렴청정을 하게 된다.

막강한 정치적 실세로 군림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성종왕비 공혜왕후(한명회 딸)가 소생이 늦어지자(?), 윤호의 딸인 정현왕후를 맞이하게 된다.

바로 이 여인이 연산군의 생모이자, 정치적 회오리에 휘말려 폐비가 되고 나중에 사약을 받고 비참하게 죽은 폐비 윤씨 이다.

이과정에서 시어머니인 인수대비는 폐비 윤씨를 탐탁하게 보지 않았다.

그리고 윤씨는 성종의 총애를 받기위하여 성종이 총애하는 후궁들을 저주하는 행위를 하였고, 나중에는 성종의 얼굴에 손톱자국을 남겼다고 하여 탄핵을 받아 왕비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폐위되어 사가에 머물던 윤씨는 반성을 하지 않는다하여 사약을 받게된다.

사약을 마시고 쏟은 피를 자신의 적삼에 닦은 다음 피묻은 적삼을 죽 찢어서 친정 어머니인 신씨에게 건네주며 부탁을 한다.

“내 아들 연산이 왕위에 오르게 되면 이 어미의 한을 알려 달라고”

세상의 모든 일이 그러하듯 폐비 윤씨의 사건에서도 정치적인 역학관계가 없을 수는 없었다. 그런 한을 품고 간 딸의 유언을 지켜내기 위하여 신씨 할머니는 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았다고 한다.

월탄 박종하의 역서소설 “금삼의 피”는 이러한 대목을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성종은 폐비 윤씨의 사건에 대하여 함구령을 내리고 당대 뿐 아이라 내가 죽은 후에도 입밖에 내지 못하도록 유언까지 하였다.

어린 연산은 궁중에서 어미없이 무척 외롭게 자랐다.

언젠가 궁밖에 나간적이 있었는데 어린 송아지가 어미를 부르는 소리를 듣고 송아지가 마치 자신의 처지와 비슷하다고 여겼다.

왕위에 오른 연산은 처음에는 정치를 잘했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성종의 유언을 무시하고 폐비 윤씨사건의 자초지종을 일러바쳐 무오사화를 일으킨 임사흥 등에 의해 이성을 잃게 된다.

이 과정에서 외할머니 신씨 와도 만남이 이루어진다.

물론 죽은 어머니의 새까맣게 변한 찢어진 적산 소매를 건네주면서~~

이때 연산은 외할머니를 붙들고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

연산의 입장에서 보면 마음이 어떠하였을지 짐작이 갈 것 같다.

아버지 성종의 후궁이었던 귀인 엄씨와 귀인 정씨를 불러내 자신이 직접 주살한다.

어머니를 모함하여 죽게 한 장본인 이라 하여 극한 행동을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할머니인 인수대비에게도 폭언을 서슴치 않자, 여장부이자 대쪽 같던 사대부가의 체통에도 불구하고 그만 자리에 눕게 된다.

물론 세월에 장사 없고, 또한 세상 인심도 권력의 추에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듯 그렇게 대단하던 인수대비도 결국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세상을 뜨게 된다.

그 외에도 사림의 대표격인 대학자 김종직이 지은 조의제문을 두고 “갑자사화”를 일으켜 많은 사람을 다치게 하는 우를 범한다.

결국 재위 10년 만에 이복동생을 중심으로 “중종반정”이 일어나 연산군은 폐위되어 교동도로 유배가게된다.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였는지 유배된지 3달 만에 죽게된다.

반면에 광해군은 똑같이 교동도에 유배되었으나 18년간이나 농사를 지으며 여생을 보냈다.

연산군과 광해군은 비슷한 점이 있으면서도 다른 점이 많았다, 

연산의 경우 어머니의 한을 푸는 과정과 수많은 여성 편력과 사화 등이 퇴출 원인 이었다면 광해의 경우는  강국으로 부상하는 신흥대국 후금과의 외교정책에서 신하들과 많은 정치적 갈등이 퇴출의 한 원인이 되었다.

(다음에는 광해군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