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월부터 고성군에 공급하려고 했던 천연가스(LNG)보급이 헛세월을 보내고 있다. 가스공급은커녕 속초에서 고성까지 연결될 주관로 공사와 지관공사(가정까지 연결되는 관)는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주민들의 뇌리에서 서서히 잊히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2010년부터 2015년 10월까지 337억의 예산을 들여 속초에서 고성까지 주배관 23㎞을 연장하고 공급관리소와 차단관리소를 설치할 계획이었다. 각 가정으로 공급되는 배관공사는 참빛도시가스에서 맡았다.
이는 고성군이 당초 제10차 에너지수급기본계획에 포함돼있어 천연가스가 당연히 공급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특별한 이유도 없이 대상에서 제외됐고, 이에 비분강한 주민들이 비대위를 만들어 강원도와 한국가스공사, 지식경제부 등을 수차례 항의 방문한 끝에 어렵게 포함됐다.
<무슨 문제가 있나>
고성군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한국가스공사에 주배관 설치공사를 착수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가스공사는 도시가스사의 투자지연을 이유로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주배관 공사를 맡은 가스공사는 문제가 없는데 지관공사를 맡은 참빛도시가스 측에서 고성군이 도시가스 수요가 부족해 수익보전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공사를 미루고 있다.
참빛도시가스는 고성군이 수요가 부족해 도시가스요금이 인상될 우려가 있고, 이 때문에 영동권 전 지역의 요금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강원도에서는 지난해 12월 ‘도시가스 공급시설 설치비 지원조례’를 제정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지만 막상 예산확보는 안 된 상태다. 고성군은 아직 조례제정도 못하고 있다.
여기에 원유가가 하락함에 따라 기현상도 나타났다. 액화가스(LPG)가 천연가스(LNG)보다 오히려 가격이 내려간 것이다. 이에 따라 천연가스로 교체한 지자체의 일부 주민들이 액화가스로 다시 교체해 달라는 웃지 못 할 촌극도 벌어지고 있다.
<정부, 지자체 대책 마련해야>
이런 형국에서 고성군의 주관로 공사가 진행되는 것도 곤혹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이럴수록 멀리 보는 혜안이 필요할 때다.
우선은 유가하락에 따른 가스가격을 세밀하게 점검하는 과정과 함께 가격 상승폭과 기간을 잘 살피면서 공사시점을 정해야 한다. 벌써부터 유가가 오르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정부에서는 천연가스 주관로 공사에만 매달리지 말고 수요가 적은 지자체에 대한 특별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인구가 적다고 차별받으면 공정하고 공평한 사회는 요원한 것이다.
고성군은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서도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각 가정에 들어가는 지관공사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으로 기업과 대학, 연구단지 등을 유치하는 데 좋은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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