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제’가 세찬 비바람이 쏟아지는 가운데 열렸다. 당초 속초 S호텔 주차장에서 열려고 했던 추모제는 폭우와 강한 바람으로 속초시근로자복지회관으로 장소를 긴급하게 옮겨 약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오후 7시에 시작된 추모제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속초고성양양 시민행동(시민행동)’에서 주관했다. 시민행동엔 속고양의 시민단체와 노동단체 등 20여개의 단체가 참여했고, 속초경실련 사무국장의 사회로 1부는 추모공연, 2부는 추모묵념과 자유발언, 추모의 글 낭독 순으로 이어졌다. 근로자복지회관에서 출발해 황소광장과 S호텔까지 돌아오는 거리행진은 우천으로 취소됐다.
시민행동은 추모제에 앞서 지난13일부터 17일까지 4일간 속초시내 스타벅스 앞에서 ‘세월호 선체 인양 및 특별법 시행령 폐기’를 위한 거리 서명전을 펼쳤고, 16일부터 17일까지 2일간 속초S호텔 주자창에서 분향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추모제, 추모 시 낭송으로 시작돼>
“(세월호가 침몰하는 과정에서)나는 괜찮다고 바깥세상을 안심시켜 주던 가족들의 목소리가 여운으로 남는‧‧‧, 물속에서 불러 보았을 공기방울 글씨‧‧‧,아 이 공기 숨쉬기도 미안하다...”중략
추모시를 낭독하는 풀이음시낭송회 관계자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고, 낭송 도중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 모습에서 참석자들은 얕은 신음소리를 뱉어냈다.
속초민예총의 추모노래와 신천무용단의 살풀이춤은 우울한 분위기를 더욱 무겁게 가라앉혔다.
갯마당 공연이 끝나고 이어진 속초시립합창단의 추모합창 "이제 일어나‧‧‧."의 메시지가 그나마 분위기를 바꿨으나 마지막 순서인 소설가 박민규가 기고한 ‘별 헤는 밤’을 낭독하면서 또 다시 가라앉았다.
▲ 속초 민예총 관계자가 속초시근로자복지회관 강당에서 추모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신천 무용단의 살풀이춤 '진실을 인양하라'고 적힌 현수막 앞에서 고무신을 든 채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무용수의 모습에서 참석자들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 갯마당의 공연(앞)과 속초시립합창단의 추모 합창 모습
기고문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덮은 자도, 묻은 자도, 잊어버린 자도 공범임을‧‧‧나는 생각한다”로 시작해 중간쯤엔 “304명의 목숨을 넋 놓고 수장시킨 정부가, 1년이 되어 가도록 진상규명조차 하지 않는 정부가, 겨우 들고 나온 것이 돈이라는 사실에, 아니 정확히는 돈을 간판으로 한 언론플레이란 사실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정부를 향해 묻고 싶다. 당신들 대체 뭐하는 인간들인가?”
또 “언제까지 이렇게 살 것인가. 또 언제까지 덮고, 묻고, 잊으려 애쓸 것인가. ‘우라까이’와 ‘기리까이’(미안하지만 이보다 적확한 표현을 찾을 수 없다)‘로 이어질 국가의 미래에 과연 무엇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가. 다시 돌아온 4월의 봄 앞에서 나는 숙연해 진다‧‧‧.” 중략
한편 앞서 열린 자유토론에서는 이상국 시인이 팽목항을 다녀와서 쓴 ‘슬픔을 찾아서’를 직접 낭독했고, 이어 속초의료원 노조위원장의 의료원 파행사태와 삼성전자 에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딸을 잃은 아버지의 회환 등을 들을 수 있었다.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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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초 민예총 관계자가 속초시근로자복지회관 강당에서 추모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신천 무용단의 살풀이춤 '진실을 인양하라'고 적힌 현수막 앞에서 고무신을 든 채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무용수의 모습에서 참석자들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 갯마당의 공연(앞)과 속초시립합창단의 추모 합창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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