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성읍번영회에서 만든 자료 "석탄화력발전소 결사 반대"라고 씌여 있다

같은 날 저녁 7시. 동호2리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화력발전소설명회’가 열렸다. 칠십 후반으로 보이는 할머니 네 분과 농사일하고 막 온 듯한 50대의 농부와 개인 사업을 하는 남 모씨 등 동호리 주민 여덟 명이 보인다.  대림산업 IPP 사업팀(고성화력발전소 T/F팀)에서 나온 김00 과장(남자)을 비롯해 7~8명의 직원들이 나와 닭튀김, 닭강정, 족발 포도 등을 준비해 거실에 차려진 상으로 분주히 옮기고 있다. 음식을 나르던 한 직원은 “많이 잡숴요, 식사들 안하셨어요, 식사시간이 여섯시라고 해서 간단하게 준비했다”고 동네 주민들한테 양해를 구한다. (대림에서 나온 직원들한테) “직접 준비했어요.”라고 동네 주민이 묻자 네,네! 저희가‧‧‧‧ 그들은 계속해서 분주히 움직인다.

대림산업에서 나온 김 과장(남자)이 설명한다. “지금은 화력발전소 유치에 대한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하는 기초 단계입니다.” “(화력발전소) 타당성에 대해서만 설명을 드리러 왔다”고 강조한다. 그의 말이 이어진다. “지금은 공사를 함부로 할 수 없다.” “분진이 날리지 않도록 옥내시설로 할 계획이다.” 등의 설명을 하고 있는데 주민들의 시선이 한쪽으로 쏠린다. 고성군의회 함형완의원이 방문한 것이다. 김 과장의 설명이 계속 이어지자 함 의원이 묻는다. “(화력발전소를 유치했을 때) 대림에서 주민세를 고성군에 납부하게 되면 무슨 세금이 줄어드는 지 아십니까?”라고 묻자 옆에 있던 직원이 더듬거리며 대답을 못하자 함 의원은 “그런 사실도 알지 못하면서 무슨 설명을 할 수 있나요”라고 다그치자 서로 간에 고성이 오가고 동네 주민들이 모여 있던 마을회관은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이때 마을 주민 일부는 회관을 빠져 나간다. 남아 있던 주민이 묻는다. “대림에서 나온 직원이 맞아요, 맞아요.” 라고 재차 묻자 대림산업 직원은 대림의 직속 직원도 있고 소속되어 있는 직원도 있다“며 아리송한 대답을 한다. 설명회가 거의 끝날 무렵 김00 과장(여)이 이름과 주소를 알려 달라고 주민들에게 계속해서 물어 본다.

대림산업에서 발전소 찬성 서명을 받고 다닌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간성읍번영회 박종락(54)회장은 번영회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간성읍에 있는 유관기관단체 등과 연대해  ‘화력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고성군청 기획감사실 최종만(기획담당)계장은  “그것(화력발전 유치 찬성 서명)은 행정에서 추진해야 효력이 있는 건데 그들이(대림산업) 왜 서명을 받고 다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고개를 흔들었고 “사실은 접수도 안 된다”고 추가로 설명했다.